영국 판타지 소설계에 조앤 롤링이 있다면 영국 스릴러 소설계에는 패리스가 있다고 합니다. 일반 직장인이었다가 글을 써 아마존 킨들 독립 출간 후 3일 만에 10만 부가 판매되고, 미국과 영국에서 100만 부 판매 돌파를 했다고 하네요. 영화 판권도 계약되었다니 기대 됩니다. 비하인드 도어, 원작 제목은 Behind Closed Doors네요. 닫혀있는 문 뒤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요?
이 소설은 2016년에 발표되었고, 2017년에 arte출판사에서 한국에 출간된 책인데 작년에 모모출판사에서 재출간되었습니다. 저는 신판이 아니라 구판으로 읽었지만 뭐 번역가도 그대로이고 크게 변화는 없겠지요. 끊임없이 긴장감을 조성해주고 인물들의 심리묘사도 탁월해서 이 작품이 작가의 데뷔작이라니 놀러웠습니다.
SNS에서 요즘 책 광고를 참 잘합니다. 저는 이 비하인드 도어를 부부의 세계에 빗대어 놓은 광고를 처음으로 봤는데, 이게 불륜 내용도 아닌것 같은데 무슨 관련이 있는건지 의아하긴 했지만 그만큼 스릴감 넘친다고 보면 될 것 같네요. 솔직히 광고하면서 너무 내용을 많이 적어둔것 아닌가, 소설 내용 볼게 없을 것 같다는 걱정이 있었는데 읽는 동안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은 소설이었어요.
아이들 저녁 먹이고 씻고 각자 책 읽는 시간을 갖자며 같이 8시 넘어 누웠는데 다 읽고 나니 11시가 넘어 있고 아이는 혼자 자고 있더라구요. 돌이켜보니 아이가 하품하면서 몇번 말을 걸었는데 잠깐만 누워있으라고 곧 안아준다고 해놓고 책만 읽었더라구요. 아이에게 미안했지만 그만큼 몰입도가 높은 소설이었습니다.
소설 비하인드 도어 줄거리
주인공은 백화점에서 일하는 그레이스, 다운증후군 여동생 밀리, 잘생기고 완벽한 변호사인 잭이고요. 그 외에 밀리의 선생님인 재니스와 잭의 지인들인 에스터와 루퍼스 부부, 다이앤과 애덤 부부가 자주 등장합니다.
밀리는 그레이스의 부모님이 늦둥이로 가진 아이라 지우려고 했는데 본인이 돌보겠다며 낙태를 반대해 밀리가 태어날 수 있었습니다. 다운증후군이 있는 아이를 받아주는 비싼 사립 여학교에 보내기 위해서 빨리 취업을 했고 본인이 평생 돌보겠다는 다짐도 했지만, 그런 그레이스와 평생을 약속하는 남자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멋지고 다정한 완벽한 남자가 나타나 그레이스뿐 아니라 장애가 있는 동생인 밀리까지 평생 함께하겠다고 하기에 잭과 그레이스의 결혼식이 순식간에 진행됩니다. 그레이스의 부모님은 항상 뉴질랜드 이민을 꿈꿔왔기에 밀리의 보호자를 그레이스와 잭에게 넘기고 결혼식이 얼마 지나지않아 바로 이민을 갑니다.
그런데 결혼식 날 밤 잭이 사라졌다 다음날 아침에 나타나고, 태국으로 신혼여행을 가 본색을 드러냅니다. 잭의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폭력을 썼고 지하실에 가두며 학대했습니다. 어린 마음에 두려워했었지만 어느 순간 누군가에게 공포를 준다는 것을 동경하게 되며 어머니를 학대하는 일에 동참했다고 이야기합니다.
겨우 지하실에서 탈출해 도망가는 어머니를 구타해 죽게 만들고 아버지에게 누명을 씌워 감옥에 보냈고요. 그 후 자기가 원하는대로 공포를 줄 수 있지만 도망가지는 못하고 계속 숨겨두어도 문제가 없는 사람을 찾아 왔는데 그레이스와 밀리를 만나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장애가 있고 부모도 떠나버리고 싶어하는 밀리가 최적인데다 그녀의 보호자인 그레이스마저 밀리를 이용해 휘두를 수 있으니까요.
신혼여행을 가서 말도 안통하는 태국의 낡은 호텔에 그레이스를 가두어두고 도망치려 하면 밀리를 못만나게 하겠다고 협박하고, 겨우 도망쳐 프론트에 도움을 요청하게 되었지만 이미 그레이스를 정신병으로 몰아둔 상황이라 다시 잡혀오게 됩니다.
순응하는 척 해서 겨우 영국으로 돌아왔는데 신혼집은 보안을 엄청나게 해두었고, 그레이스가 탈출 시도를 할 때마다 하나 둘 기본적인 편의용품들을 빼앗아버리고 식사 마저 주지 않습니다. 일은 결혼 전에 관두었고, 휴대폰도 없고, 전화나 이메일도 잭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잭의 의도대로만 쓸 수 있습니다. 그레이스를 학대하기 위해 다양한 요구를 하고, 완벽하게 해내지 않으면 또 학대를 합니다.
결혼하고 1년 후 밀리를 집으로 데려오기로 했는데 집 지하에 밀리를 가둘 빨간 방을 미리 준비해두었어요. 그곳엔 가정 폭력을 당한 여자들의 사진이 걸려있고 밖에서 잠구기때문에 안에서는 열지 못하는 방입니다. 잭이 변호를 맡은 폭행당한 여자들의 사진인데 보고있으면 자신이 학대한 것 같아 좋다고 합니다. 그런 잔인한 방을 밀리를 위해 준비했다고 하고 종종 그레이스를 가두어 학대하기도 합니다.
도대체 잭 이 미친놈은 어디까지 예상해서 이렇게 사람을 피말리게 하고, 그레이스는 이 지옥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걸까 궁금해서 책장을 넘기는 것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물론 그레이스의 모든 탈출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너무 답답한데 또 잭이 나름 치밀하게 준비했기에 당하는 그레이스 입장에 이입하면서 치가 떨리기도 합니다.
소설 비하인드 도어 결말(스포일러)
결국 그레이스는 잭을 죽게 하는데 성공합니다. 밀리가 학교에서 잠이 안온다고 하며 받은 수면제를 20알 모아서 그레이스에게 전달해줘요. 잭은 그레이스에게 먹을 것을 거의 주지 않기 때문에 몸 상태가 거의 말라죽기 직전이라 잭이 간혹 주는 식사는 먹어야해요. 그런데 입맛이 없다며 그 적은 식사도 먹지 않고 버팁니다.
그레이스가 죽어버리는 건 잭도 원치 않기에 입맛을 돋구게 위스키를 달라는 그레이스의 부탁을 들어줍니다. 잭이 그레이스에게 위스키를 주는 습관이 생기자 잘 꼬득여 두잔을 가져오게 해서 같이 마시는 상황을 만들기 시작해요. 그리고 잭이 당연히 승리할 것이라 믿었던 소송에 패하는 날 일을 벌입니다.
잭이 화가 난 상황이라 혼자 떠들자 몰래 잭의 잔에 약을 타고 마시게 한 뒤 지하실로 유인해 가두는데 성공합니다. 때마침 소송이 끝나면 여행을 가기로 계획되어있었기에 그레이스는 잭이 패소해서 여행을 가기 싫다고 했다며 혼자 여행을 다녀오고 지하실에 갇힌 잭은 탈수로 죽게됩니다.
잭이 그레이스를 학대한 방법중에 그레이스 키우던 강아지를 신혼집에 미리 데려다 놓고, 가정부에게 맡기고 신혼여행을 가기로 하는데 돌아와서는 가정부는 없었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어요. 아마 목말라하며 배고파하며 고통스럽게 죽었겠지요. 잭도 같은 결말을 맞이해서 잘 되었다고 생각했어요.
잭의 지인인 에스터가 초반부에 그레이스는 왜 일을 안하는지, 휴대폰도 없이 괜찮은지 학대 정황을 의심하는 것 같은 부분이 있는데 그래서인지 그레이스가 잭을 죽였다는 걸 눈치채고도 잭이 자살한 것처럼 말을 맞춰줍니다. 그레이스가 에스터에게 도움을 요청할까 말까 고민하다 포기하는 부분이 나왔었는데 결국 에스터는 잭이 그레이스를 학대했고 밀리마저 그렇게 만들 것을 눈치채고 도와주었습니다.
책의 긴장감을 제 글로는 다 표현을 못하겠는데 괜찮은 스릴러 소설을 누가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비하인드 도어를 읽어보라고 해줄 것 같습니다. 저자의 다른 책인 테라피스트도 재밌다고 하던데 다음엔 그 책도 읽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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